(2004/11/26일자 게시물 이동게시)
근래 들어 검색엔진이나 각종 사이트의 카페, 블로그 등을 살펴 보면 아이키도와 관련된 것들을 꽤 찾을 수 있습니다.
정말 큰 변화입니다.
처음 아이키도가 대현 윤익암 관장에 의해 한국에 정식 도입되었을 당시 아이키도를 알 수 있었던 것은 나우누리, 천리안, 유니텔의 무예동아리 뿐이었고 글 또한 대부분 관장님이 직접 쓰신 것들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거기에 막 수련을 시작한 본인이 외국의 자료들을 번역하여 게시하던 중, 인터넷이 막 보급되려 할 때, 위 게시물들을 모아 지금과는 비교될 수 없을 정도의 조악한 모양새로 본 사이트가 국내 최초의 아이키도 사이트로서 발걸음을 내딛었습니다.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고, 그와 함께 많은 공부도 있었습니다.
저 자신도 아이키도를 통해 이곳 무림(?)에서 나름의 지명도를 얻었고, 그에 따른 책임감도 느끼고 있습니다. 아이키도로써 직업적인 면이나 학업에 있어서도 플러스가 있었고, 제 인생에 이 정도로 큰 영향을 끼친 것이 얼마나 될 것인가 합니다.
아이키도로 생계를 이어가는 전문지도자분들을 프로(메이저리거)로 비유하자면, 저는 본업을 갖고 있으면서 지도원으로서도 전문성을 갖추려는 세미프로(트리플에이 마이너리거?)로 비유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본부도장과 용산아이키카이에서 지도하고 있는 조 보웬 지도원 역시 자신의 본업을 가지고 수련에 정진하는 터이고, 둘 다 아이키도가 없었으면 인생이 참 재미없었을 것이라며 위와 같은 비유가 섞인 대화를 하며 웃음 짓곤 했습니다.
그러한 입장에서 볼 때, 요즘 들어 늘어난 사이트들을 살펴 보면 우려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대부분 이제 막 수련을 시작한 분들의 것인데, 자신이 하고 있는 무도의 애정과 관심을 표시하는 수준을 넘어 무협지나 '오컬트'의 느낌이 나는 정도의 것들이 눈에 띕니다.
예, 아이키도의 창시자 우에시바 모리헤이, 시오다 고조, 대동류합기유술의 다케다 소가쿠, 사가와 유키요시 등은 일본현대무술사에 빼놓을 수 없는 위치를 차지하는 무술인들입니다. 그들의 실력은 자신들의 영역 뿐만 아니라 여타 종목의 무술인들로부터도 인정과 찬사를 받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신비하기까지 한 그들의 '완성된 모습'에 경도된 나머지, 신비주의로 빠져드는 것은 문제입니다. 완성된 모습만을 바라보며 그것을 흉내내고, '이분들을 봐라, 대단하지? 나도 지금 이것을 배우기 시작했어, 그러니까 나도 대단해(질거야)'라든지, '이것은 대단한 무술이야, 뭔가 달라도 달라. 왜냐고? (우리 선생님을, 이 비디오를) 일단 한 번 봐'라는 식으로 착각하는 분들이 보인다는 겁니다. 도장에서 아직 제대로 할 줄 아는 것이 없는 사람이 사이버 공간에서는 아직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들을 상대로 아는 채 하며 강의를 하고 있는 것을 보고는 솔직히 기가 찼습니다. 그것도 객관적인 설명이 아닌, 주관적인 감상을 마치 지식인 양 하고 있습니다. 직접 대면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이렇게 무서운 것이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물론 저 또한 위 고수분들의 이 세상의 것이 아닌 듯한 연무, 도장을 방문한 첫날 제 스승으로부터 받은 느낌에 바로 입문을 결심하고 수련을 시작하면서의 가슴 벅찬 느낌, 조금이라도 여러 사람과 이를 나누고 싶었던 그 때를 기억하기에 그러한 기분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아직 걸음마도 채 떼지 못한 상태에서 달리고, 자전거를 타고, 하늘을 날아가는 것을 설명하며 그 기분에 도취되는 것은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정 설명을 하시려면 아는 것은 안다, 모르는 것은 모른다, 할 줄 아는 것은 안다, 할 줄 모르는 것은 모른다, 라고 정확히 하십시오. 고수가 고수의 수준에 오르기까지의 노력을 간과해서는 안되며, 그것을 파악하고 고민하는 냉철한 이성 또한 함께 갖추고 수련을 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내 몸을, 선생의 몸을 관찰하여야 합니다. 수련시 궁금한 점은 지도자 및 선배에게 물어봐야 합니다. 모르겠다 싶으면 국내외의 자료를 찾아볼 수도 있어야 합니다. 나는 외국어를 모른다, 라면 지금부터라도 공부를 하시든지, 그것도 안되겠으면 그러한 능력이 있는 사람의 도움을 청할 수도 있어야 합니다. 맨땅에 헤딩하듯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합니다. 그냥 완성된 고수의 겉만 흉내내거나 거기에 자기도 고수가 된 양 취해있다면 자신의 발전은 없습니다.
관장님이 요즘 자주 말씀하시는 '세계에 나보다 고수는 부지기수로 많다, 진정한 고수가 누구인지 알아보고 그처럼 되기위해서는 어떻게 하여야 하는지 바른 길잡이가 되어주는 것이 좋은 지도자다, 나는 여러분들보다 한두걸음 앞에서 인도할 뿐이며, 같은 길을 가는 똑같은 입장의 수련생이다'를 되새겨 주십시오.
땅으로 내려오십시오. 우에시바 모리헤이 선생이, 시오다 고조 선생이, 다케다 소가쿠 선생이, 사가와 유키요시 선생이 아무리 대단하다 해도 그 사실이 지금 걸음마를 시작한 자신까지 대단하게 만들어 주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모두 아직 갈 길이 먼 수련생으로서 냉철한 머리로 자신을 들여다 보고, 내게 무엇이 부족하며, 궁금해하는 다른 사람에게는 어떻게 '객관적으로' 설명할 것이며, 나 자신은 어떻게 이해시킬 것인가를 고민하시길 부탁드립니다.
우리 모두 같은 길을 가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길 바깥에서 지켜보는 사람에게는, 그 길 위의 모두가 그 길을 대표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 주시길 바랍니다.
즐거운 하루가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