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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72시간 촛불집회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름없는 어느 현역 의무경찰이 쓴 자작시 '어느 의경의 눈물'이 인터넷에 잔잔한 감동을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 자작시는 지난 6월 1일쯤 인터넷을 통해 전해지다가 연속집회 이틀째인 6일 오전에는 서울 세종료 버스 정류장에 프린트한 편지가 공개돼 지나가던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A3 두 장 분량의 글에서 글쓴이는 자신을 경기도에서 근무중인 행정요원이라고 밝히고 있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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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의경의 눈물
아가
왜 웃고 있니
무엇이 그리 즐겁기에
아무렇지도 않은 듯 웃냔 말이다
폭도로 몰리는 것이,
머리가 깨져서 피 흘리는 것이,
어디 즐거운 일이냐
나는 너를 이해할 수 없다
당장 교과서와 싸우기도 바쁜 시간에,
너는 어째서 촛불을 들고
고작 그것 하나만을 믿고서
내 더러운 군홧발 앞에 섰는가
나는 너에게 미안하지 않다
다만, 짐승이 되어버린 내 동료들이 밉고
너무나도 무능력한 내 자신이 미울 뿐
공권력이라는 이름으로 매도되는
나를 원망한다
증오하고, 또 저주한다
서글퍼
나는 운다
목 놓아 꺼이꺼이 운다
비라도 쏟아진다면
그래서 이 내 오열이 하늘 멀리 퍼지지 않는다면 좋으련만
나는 네가 밉다
하지 말라고 분명 한사코 말렸건만
철 없이 광화문에서 소리치던 네가 밉다
너는 그저
한낱 싸구려 연예 가십이나 들여다보며
오르지 않는 성적을 한탄하며
친구들과 노래방이나 전전해야 하는데
나는 그저
좋아하는 야구 경기를 관람하며
때로는 잘 써지지 않는 글 때문에 골치 썩으며
친구들과 소주 잔이나 기울여야 하는데
너와 나는 그저
세상이 허락한 인연이 너무나도 무뎌
서로 만나 숨소리를 나누지 않아야만 하는데....
어느새
세상에 너무나도 깊게 뿌리내린
이 심오한 공포가 싫다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너의 잘못이 아님을
나의 잘못이 아님을
그들은 시위대가, 폭도가 아님을,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나는 이상과 진리와 현실과 규율과 감정,
이 수많은 괴리 속에서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걸까
그래, 사실 나는
너에게 미안하지 않단 그 말은 거짓이다.
나는
사랑하고 있다.
눈물 겹도록 아름다운 너희들의 불꽃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운다
그래, 그저 운다
내 자신이 너무 비참하고 초라해서
소리내어 미친 듯이 운다
밤 새워 울어 목이 쉬고
얼굴에 눈물 범벅이 되었어도
사랑하는 네가 흘렸을 눈물과 피에 비하면
티끌 만치의 가치가 없지 않겠느냐
계속해서 울고만 있다, 나는
왜냐하면....
네가 자꾸 웃잖아
괜찮다면서, 이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라면서
네가 너무 해맑게 웃잖아
미안해, 지켜주지 못해서
고마워
그리고 사랑한다.
타는 목마름으로 남 몰래 흐느끼며
너희가 사랑하는 민주를 나 역시 불러본다
역사가
심약한 내게
어떤 깊은 원죄로 욕보여도 원망하지 않겠다
나는 이 시대가 낳은 절름발이 사생아이므로...
민주야, 사랑한다.
민주야, 사랑한다.